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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매너 & 이문화 이해

밥상위의 예절도 다르다

Juliana Lee 2012. 7. 19. 21:44

 

꼭 비즈니스 적인 자리가 아니더라도 외국인 동료나 친구와 같이 식사를 하면서 매너를 잘 지키고 있는지 혼란스러운 경험을 하셨을 겁니다.

물론 한국에 온지 꽤 된 외국인들이라면 어쩌면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다워 생김새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요.

저희 어머니는 찌게 반찬을 같이 먹는 것을 꺼려하셔서 저는 어릴 적부터 각자 먹을 만큼 덜어먹는 식습관을 교육받았고 그런 문화에 익숙합니다. 오히려 회식이나 함께 섞어먹는 '찌게문화'가 불편할 정도로요.

 

동서양의 밥상예절의 가장 큰 차이는 동양, 특히 한국은 '서로 서로 같이 나눠먹는' 개념이라면 서양은 '내것은 내것이고, 네 것은 네 것'이라는 사고방식이 강합니다.

 

"같이 밥 먹자" 에 대한 한국인과 영미 서양인들 사이에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서양인들에게 이것은 "같은 공간에서 같이 모여서 같이 식사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내가 어떤 메뉴를 시키던지, 혹 아에 음식을 시켜 먹지 않는다든지, 이건 철저히 개인의 선택인것이죠.

계산할 때도 점원이 와서 테이블의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계산을 따로 하는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풍경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경우라면 "나는 이것 시킬테니까 넌 이것 시켜서 우리 같이 나눠먹자"의 의미가 강하지요. 대부분의 식사도 개인의 취향 이런 것을 고려한 단품 메뉴보다는 같이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통일된 요리가 많고요. 개인의 자유를 조금 희생하더라도 전체의 어우러짐을 더 강조하는 한국인들의 성향에 비해 영미권 및 유럽인들은 공동의 것을 지키되 그외 개인의 사항, 예를 들어 식습관등은, 철저히 개인의 권리(?)나 성향을 보장하는 편이 강합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프랑스 친구와 영국 친구는 페밀리 레스토랑 등에 가서도 까지 각자 원하는 메뉴보다는 몇개를 시켜서 여기 저기 나눠 먹는 식문화가 매우 부담스럽고 싫다고 토로하더군요. 그냥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내 접시안에서 처리하고 싶은데 여러 음식에 포크를 대고 경쟁하듯 먹는 식문화가 그들에게는 매우 불안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단절시킨다고 합니다. 자기 입에 넣은 포크로 상대의 접시까지 휘젓는 행위를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그러니깐 서양인들과의 식사에서는 각각 음식이 나오더라도 남의 접시에 함부로 손을 대곤 하는 것이 아니로 내 음식은 내 음식, 네 음식은 네 음식이라는 구분이 매우 강합니다. 조금 친해졌다고 당연히 함께 나눠 먹는 것으로 생각하고 남의 접시에 손을 대다가 테이블 매너가 없고 식탐많은 교앙없는 사람이라고 낙인찍힐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런 장면은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 연출되겠지요. (데이트 중인) 사랑하는 사이라던가... 부부라고 꼭 이렇게 먹지는 않겠지만요.

 

 

 

 

물론 서로 맛보라고 조금씩 음식을 바꿔 먹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로 상대의 동의 없이 접시를 건드리는 것은 결례입니다.

최소한 "한 입 먹어봐도 될까?  내 것도 좀 줄게? (Can I have a bite? Try mine as well)"라고 해야하지요.

 

학교 점심 시간을 예를 들어봐도 친구들과 도시락을 함께 먹는 것은 각자의 도시락을 펼쳐놓고 아무동의도 없이 당연시 서로의 도시락 반찬을 함께 먹는 것이 우리의 식문화라면 서양인들에게 함께 도시락을 먹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혼자가 아니라 몇몇이 함께 먹는다는 것 뿐이지 내가 싸온 음식은 내가 먹을 뿐입니다.

 

과자를 먹고 있는 서양친구에게 "좀 먹어보자"하면서 대짜고짜 봉지에 손을 찔러 넣는다면 역시 무례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거리감이 느껴지고 째째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문화차이는 한국인과 서양인의 사고와 문화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의 문화를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밥상문화이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문화에 익숙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게 실례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겠죠?

 

개인의 존엄성이 중시되는 서양 사회에서 그 영역을 침범할 때 설사 고의가 아니더라도 그 문화 차이를 간과한 이방인의 무례한 잘못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이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의 식문화를 미리 설명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그들식으로 각자 원하는 음식을 시켜 그냥 식사의 시간만 함께 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