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간결하다. 암시적인 그림과 화살표만 보인다. 그가 제시하는 슬라이드는 ‘젠(Zen, 禪) 스타일’(절제된 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접근방법)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것 같다. 스티브 잡스는 달랑 단어 한 개만 있는 슬라이드를 보여주든지, 상징적인 그림 하나를 보여줄 뿐이다. 단어와 그림은 그가 말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그가 말하고 싶은 키 메시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청중이 슬라이드에서 읽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1 : 긍정적 분위기 조성하기(Subconscious Icebreaker)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 ‘아이폰’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어떻게 시작했을까. 그는 음악이 힘차게 울려퍼지는 무대 위로 올라왔다. 관객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누가 음악을 크게 틀 것이라 예상하겠는가. 늘 시간은 제한돼 있다. 그러다보니 일분일초라도 준비해온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초장에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해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가 고른 음악도 기발하다. 미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리는 제임스 브라운의 ‘I Feel Good’이었다. 이 노래의 가사가 애플사나 신제품과 관련이 있을까? 전혀 없다. 이렇듯 엉뚱한 대중음악을 청중에게 들려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청중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분위기를 잡고 싶었을 것이다. 청중은 음악을 들으며 무의식적으로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비즈니스와 대중음악! 그는 청중이 자신이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듣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시킨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무대에 오른 그가 제시한 두 장의 슬라이드였다. 첫 슬라이드는 애플 기호였고, 다음 슬라이드는 ‘Mac World’란 단순한 글자였다. 그는 오늘의 주제가 무엇인지 나열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오늘 우리는 함께 역사를 만들어갈 것(Together today, we’re going to make history)”이라는 간단하고 명료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청중을 감동시켰고, 또 한 번 큰 박수를 끌어냈다. 혹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프레젠테이션 장소가 대형 강당이 아니라 소규모 회의실일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경우엔 준비한 슬라이드의 시작과 끝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청중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2 : 철저한 준비로 자연스럽게 하기(Rehearses · Being Himself) 스티브 잡스는 무대에 서 있을 때 매우 편안해 보인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능수능란해 보인다. 언제나 청중의 흥미를 돋우고, 자신이 준비하고 의도한 방향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이끌어간다. 그러나 날 때부터 연설을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는 틀림없이 수없이 연습하고 단점을 보완했을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가 남을 어설프게 흉내 내거나 따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충실해 보인다. 예를 들어 그가 연설 마지막에 애플사 직원에게 감사를 표시할 때 목이 메이는 장면이 나온다. 연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를 통해 청중은 그가 말하는 내용뿐 아니라 그의 깊은 감정까지 공유하게 된다.
▼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3 : 자세한 설명과 주요 부분 강조하기(Detailed Explanation · Focuses on the Main Topic) 스티브 잡스는 이야기를 풀어갈 때 늘 특정한 순서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먼저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고, 세부적인 설명을 하며, 마지막으로 총체적인 관점에서 요약한다. 아이폰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아이팟, 전화 그리고 혁명적인 인터넷 통화의 세 가지 기능을 모두 강조해서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청중에게 세 가지 개념을 반복해서 말하도록 요청했다. 모든 청중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요소를 자연스럽게, 저절로 확인한 것이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으면 흥미로운 TV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는 TV 광고로 사용된 장면이나 사진들, 심지어 비디오와 같은 영상물을 집어넣어 청중을 흥분시킨다. 어떤 때는 2∼3초마다 슬라이드를 넘기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을 할 때는 모든 청중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내용이 없는 슬라이드를 켜놓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현대의 청중이 너무 많은 시각적, 청각적 자극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다. 변덕스러운 청중의 심리를 정확히 읽으며 이들의 주의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이다. 신동아 기사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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