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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과거의 정보는 모두 의심하라"</b>

Juliana Lee 2007. 1. 21. 22:16

 

“과거의 정보는 모두 의심하라”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의 만남
“기업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쌩쌩 달리고 있는데 노조는 30마일, 정부는 25마일, 학교는 10마일, 정치권은 3마일의 느린 속도로 변화의 흐름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 지식정보화 사회의 도래를 가장 앞서 예견한 세계적 석학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78)가 최신작인 <부(富)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서 진단한 속도 경쟁의 성적표다.

그가 보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불확실한 미래와 맞서 과연 기업들은 어디에서 새로운 부의 원천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를 배명복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만났다. 인터뷰는 12월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됐다.

귀하는 <부의 미래>에서 미래의 부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로 시간·공간과 함께 지식을 꼽았다. 지식이 중요하다는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권력이동>이나 <제3의 물결>에서 귀하가 이미 역설했던 내용이다. 그 새 지식의 개념 자체가 바뀐 것인가.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지식의 양태와 개념도 급진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내가 지식의 중요성을 처음 언급했을 때보다 지식이 축적되고 확산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지식이 쓸모없어지는 속도 또한 눈부시게 빨라졌다. 내가 이 책에서 ‘압솔리지(obsoledge)’라고 이름 붙인 ‘쓸모없는 지식’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식 창조에 참여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지식은 더 이상 소수의 독점 대상이 아니다. 또 기존의 지식이 한 사회나 국가에 국한됐다면, 지금은 세계 모든 사람에게 즉각적으로 전파될 수 있게 됐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것처럼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변화에는 선형적인 변화와 혁명적인 변화가 있다. 현재 지식이 달라지는 양상은 혁명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15~25년 후면 지금의 지식은 알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귀하의 견해대로라면 ‘압솔리지’와 진짜 지식을 구별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 같다. 이 둘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
“지식을 기반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자 할 때 최신 정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식이나 정보의 토대가 되는 과거의 참조 자료를 모두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 사실이 아니거나 미완성이거나 쓸모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고를 하는 방식 중 흔히 쓰는 방식이 ‘유추법(ana-logy)’이다.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대상 자체가 예전에 알고 있던 대상과 비슷하다는 전제 하에 비교를 통해 해결책을 구하는 방식이다. 그 대상은 상황일 수도 있고 사건이나 사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는 이미 알고 있던 대상과 내가 봉착하고 있는 문제 간에 유사성 자체가 실종되는 추세다.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

귀하가 <부의 미래>에서 말한 시간에 대해 얘기해 보자. 귀하가 말한 시간은 ‘속도(speed)’의 문제인가, 아니면 ‘동시성(syn chronization)’의 문제인가.
“두 가지 모두다. 우리가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시간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모두 변했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이 중심이 되는 산업사회에서 시간을 쓰는 방식은 농경사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농촌에서는 한 농민이 일터에 늦게 나가면 그가 할 일을 집안 식구 중 누군가가 대신해 주면 된다. 하지만 공장에선 한 사람이 늦으면 1만 명이 일을 못하고 놀아야 한다. 시간을 지키는 관념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대량 생산의 시대엔 ‘대량 시간(mass time)’의 개념이 지배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량 시간이 해체되는 시기다. 호텔·집·비행기 등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속도로 언제든지 일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 업체인 베스트 바이(Best Buy)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시간제로 주지 않고 생산량을 기준으로 주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고도 생산량만 채우면 정해진 돈을 받을 수 있다. 벌써 이런 실험은 여러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대량 시간이 아닌 ‘개인 시간(personal time)’의 시대가 된 것이다.”

속도의 경쟁에서 민간기업에 비해 정부가 크게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작은 정부일수록 좋다는 뜻인가.
“나는 시장을 100% 신뢰하지만, 그렇다고 1,000% 믿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지만 모든 일을 잘하지는 못한다. 모든 선진국의 정부 기구들은 ‘재앙’을 향해 가고 있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 준 사례가 카트리나 대재앙이다. 미 연방정부는 주정부 및 지방정부와 역할을 적절히 조율하지 못했다. 관료주의와 상명하복 시스템,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군대식 조직은 예상치 못한 재앙을 수습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앞으로 서울·도쿄(東京)·워싱턴·유럽 등 곳곳에서 ‘제도적인 자연 재앙(Institut-ional Catrina)’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정부 조직이 아직도 산업화란 ‘제2의 물결’에 익숙한 탓이 크다. 급속도로 바뀌는 경제 시스템에 정부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카트리나보다 더 심한 예가 있다. 9·11사태가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14개가량 되는 관료주의적 정보기관의 분석 내용을 그냥 하나로 쭉 합쳐 엄청나게 두꺼운 보고서를 만들었다. 관료주의에 물들지 않고, 상명하복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테러리스트들과 관료주의적 방식으로 싸우려고 한 것이다. 이는 ‘압솔리지’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쓸모없어진 정부 조직을 재편해야 한다. 만병통치약은 없다. 나라마다 해결 방식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모든 국가가 정부 조직을 유연하게 바꾸고 즉각적인 조율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또 수직적인 정부 조직을 수평적으로 납작하게 바꾸고 기능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에 착수해야 한다.”


정부의 힘과 권위가 실종된 미래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정부의 힘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사회가 정글로 변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정부의 기능을 대신할 새로운 세력들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관료주의(corpocracy)’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기업들이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기업들에 도전하는 비정부기구(NGO)나 시민사회도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못하는 기능을 이런 새로운 세력들이 대신해 주게 될 것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종교다. 테러를 지원하기 때문에 우리 기준으로 보면 사악한 종교지만 다른 사회에선 그 종교가 강한 지지를 받는 경우가 있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란 과거의 구분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두 부문 외에도 일정한 역할을 하는 다른 부문이 수없이 많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미래사회에서는 빈부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솔직히 말해 잘 모르겠다. 어떤 석학도 이 문제에 대한 속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미국의 민주당이나 유럽의 사회민주당이 이 문제에 대해 늘 불평하지만, 그들이 내놓는 해결책도 별 수가 없다. 더 이상 시대에 합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내가 어렸을 때, 즉 프랭클린 루스벨트나 린든 존슨 대통령 시절에 제시했던 해결책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예를 들면 현재 미국에선 노조가 급속히 세력을 잃고 있다. 노조의 구성원들은 대량 생산 시대의 조립라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대량 생산 부문보다는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서로 일하는 시간도 일정치 않다. 그런데 좌파는 달라진 상황에 맞는 창의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미 중산층이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사회의 계층 구조는 어떤 모습으로 바뀔 것으로 보는가.
“미래엔 중산·상류·하류층을 구분하는 개념이 현재와 달라질 것이다. 내가 <부의 미래>에서 사용한 ‘프로슈밍(prosuming)’이란 개념을 적용한다면 지금까지 사용해 온 경제적 통계는 무의미해진다. 과거 경제학에선 세탁기를 사면 소비로 쳤다. 하지만 세탁기에 자기 옷을 세탁한다면 이는 소비면서 동시에 생산활동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계층이나 계급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돈이 유일한 기준은 아닐 것이다. 돈은 적게 벌지만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훨씬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경제적 수치만 갖고 부를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귀하는 미래의 부와 관련해 우주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우주에서 어떻게 부를 창조할 수 있는가.
“부의 창출원으로서 우주의 잠재력은 실로 막대하다. 1,000년 뒤 후세가 우리 세대를 어떻게 기억할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아니고 이라크전도 아니다. 우리 세대는 지구에서 벗어나 부를 창출한 첫 세대로 기억될 것이다.

중력이 없는 공간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우주엔 무한한 에너지원이 있다. 자원 측면에서도 활용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멀리 내다보지 않더라도 당장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것들도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좋은 예다. TV를 볼 때나 외국에 나가 현금인출기(ATM)를 쓸 때도 위성의 도움을 받는다. 우주는 벌써 알게 모르게 경제와 통합돼 있다. 미래엔 더할 것이다. 우리의 후손은 우주 공간에서 창조하는 경제적 가치를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부의 미래>에서 한국이 시간과의 충돌에 직면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무슨 의미인가.
“햇볕정책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 햇볕정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인 1980년대 초 처음 고안한 개념이다. 당시는 시간이 천천히 갈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많은 것이 변했다. 독일은 점진적으로 변하려 했지만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다.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를 통해 점진적 변화를 모색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소련 연방은 갑자기 붕괴했다. 한국 정부는 10년간의 평화적 공존체제, 10년간의 연방제, 10년간의 통일 준비기간 등 점진적인 통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30년 동안 세상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점이다. 햇볕정책처럼 장기적 시간을 요하는 방식을 급박하게 변화하는 세계 정세가 기다려줄지 의문이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에 관한 시각이 바뀌었는가.
“북한의 핵이 한반도·아시아, 나아가 세계에 미칠 영향이 걱정이다. 이는 비확산 정책에 대한 뼈아픈 일격이다. 북한의 핵 보유로 틀림없이 아시아 각국도 핵 보유에 나설 것이다. 핵에 포위된 지역이 핵 군비 경쟁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전에는 국가만이 핵을 보유했으나 지금은 테러리스트를 걱정해야 할 때다. 핵은 그 어느 때보다 개발하는 기술도 쉬워졌고 원료 구입도 쉬워졌다. 김정일의 핵 개발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에 큰 위협이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이미 무너지고 있다고 보는데 이를 살릴 방법이 있나.
“방법이 없는 듯하다. 우리는 핵이 보편화되는 사회에 살아야 할지 모른다. 작은 그룹도 핵을 보유하는 시대 말이다. 오사마 빈 라덴이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것이 오히려 다행인지 모른다. 대비를 할 수 있게 했다는 의미에서다. 세계 어디선가 제2의 빈 라덴이 핵무기를 갖고 또 다른 테러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아프리카의 종교 광신 집단이 핵무기로 테러하는 경우를 얼마든지 상정할 수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이 재개됐다.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사실 난 그 분야 전문가는 아니다. 무책임하게 얘기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회담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르고, 여기서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결책이 모색되고 있는 건 아닌지 짐작만 할 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06년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이 일본을 앞질렀다. 미래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슈퍼파워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보는가. 미래의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관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인가.
“중국의 R&D 투자는 당장 쓸 수 있는 실용적인 측면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도 이전보다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이고 있다. 이는 미국은 물론이고 인류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전망하자면 현재의 직선적 성장을 지속하진 못할 것이다. 만물은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10억 인구를 빈곤층에서 탈피시키려는 노력은 세계에 좋은 것이지만, 이런 변화를 너무 압축해서 짧은 시간에 달성하려 한다면 사회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다. 곳곳에서 국지적인 소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제 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지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다. 과거 제국의 몰락 사례에 비춰 미국도 몰락할 것이라고 보는 ‘쇠락주의자(declinists)’가 많다. 하지만 이는 순진하고 단순한 생각이라 본다. 세계 각국에서 반미주의는 계속 횡행할 것이지만, 진짜로 무슨 일이 닥치면 소방수처럼 미국을 찾을 것이다. 그 위협은 러시아가 될 수도 있고 중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겁에 질리면 미국을 찾을 것이다.”

한국의 금융위기 때 일본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조언했었다. 그 조언은 여전히 유효한가.
“일본은 제조업을 너무 강조했고 서비스의 중요성을 무시했다. 이는 지금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70년대 이후 수출과 생산, 제조에만 초점을 맞췄다. 당시엔 수출시장에서 경쟁자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쟁자 투성이다.

93년 니혼게이단렌(日本經團連)의 초청으로 일본에 가서 연설한 적이 있다. 모두 남자에 머리가 하얀 사람들이었다. 일본의 변화와 진보를 이끈 세대였다. 하지만 그들은 변화와 진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렇게 얘기해 줬다. 일본 사회는 개혁에 대한 저항이 거세다. 일본은 이것 저것 합쳐 통합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통합돼 있는 것을 해체하는 데는 그렇지 못하다.

일본의 관료주의는 효율적이며 서로 다른 관료주의와 연결돼 있다. 그래서 개혁을 하나씩 못하고 한꺼번에 해야 한다. 구조조정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메시지도 된다. 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사회나 조직의 변화를 이룩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기술만 개발하고 사회 변화가 이를 못 따라간다면 아주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대륙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은 균형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미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북한 핵을 아시아 국가들이 계속 두고 본다면 대만과 일본이 핵무장에 나설 것이다. 김정일 정권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강한 지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이 약해지면 아시아가 더 위험해질 것이다.”

신문이나 잡지 같은 종이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승자는 있겠지만 소수일 것이다. 제록스 복사기가 처음 나왔을 때 모든 사람이 다 발행인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정보를 찍어내고 배포하는 가격이 매우 낮아졌다. 과거엔 기업이 미디어의 제조자였지만 이젠 그 주체가 개인이다. 나는 신문 중독자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줄어들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누구?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1928년 뉴욕 生. 뉴욕대를 졸업한 뒤 공장 노동자로 일하면서 노조 관련 잡지에 기고, 문필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신문 기자를 거쳐 <미래>지 부편집장·<포천>지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미래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미래의 충격>(1970년)으로 미래학자로서 위치를 굳혔다.

80년 출간된 대표작 <제3의 물결>에서 고도 정보화 사회의 도래를 예견했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어 세 번째 물결인 정보화혁명은 20~30년 내에 실현될 것으로 예측했다. 재택근무·전자정보화 가정 등의 신조어가 이 책에서 처음 등장했다.

<권력 이동>(90년)에서는 권력의 원천을 폭력·부(富)·지식의 세 가지로 규정하고, 21세기 글로벌 권력투쟁에서 지식은 권력을 장악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식은 소진되는 법이 없으며, 약자나 가난한 자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폭력과 부의 파괴적이고 비민주적인 낭비와 횡포를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최신작인 <부의 미래>(2006년)에서는 혁명적 부의 창출 요인으로 시간·공간·지식을 꼽고, 이 세 가지가 앞으로 부의 창출을 좌우할 ‘심층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식과 정보의 바다에서 유용한 지식과 ‘쓰레기 지식(obsoledge)’을 구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대·마이애미대 등 5개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코넬대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최지영 기자
만난 사람=배명복 중앙일보 논설위원|정리=최지영 중앙일보 국제부문 기자 [47호] 2007.01.11 입력